[스탠드업포라이프] (2) 진정한 여성 인권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뭘까?

성산생명윤리연구소에서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Stand up for Life(스탠드업포라이프)' 강의를 진행하였고 총 13명의 프로라이프빌더(pro-life builder)와 3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습니다. 스탠드업포라이프 수강생들이 낙태에 찬성하는 프로초이스(pro-choice) 입장을 가진 '가상'의 친구에게 쓴 편지글을 더워드뉴스에서 9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두번째 순서로 조혜림님의 편지입니다.

 

 

현서에게

안녕 현서야? 너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참 오랜만이라고 생각해. 중학교 생일편지 외에는 써 본적이 없었는데, 카톡보다는 편지를 써 보내는게 뭔가 구구절절 써내려 갈 수 있어서 편지를 보내. 우리가 비록 고등학교 때부터 다른 학교에 다니느라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없었지만 21년 연초에 네가 모여대에 붙었다고 들었을 때 많은 생각이 들었어. 일단 그 학교는 페미니즘을 강요하고 탈코르셋을 하지 않으면 평범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너한테서 약간 그런 기질이 보여서 완전히 그 안으로 빠져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너 또한 그 길을 가는 것이 보여 마음이 아프다.

 

나는 프로라이프 진영에 있어. 낙태를 강요하거나 찬성하는 사람들이나 낙태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낙태를 왜 하면 안되는지 설득하며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 프로 초이스 진영에 있는 널 보니까 걍 눈물만 나고 슬프다. 설마설마 했는데 너 왜 거기 있어? 진짜 그러지마. 물론 낙태가 필요한 여성들에게 낙태를 못하게 하는 내가 여성의 인권을 가로막고 있다고 나를 우습게 볼 수도 있겠지만 네가 말하는 '여성의 인권: 내 몸은 나의 것, 나의 선택' 이런 문구가 여성의 선택 범위를 얼마나 좁히고 있는 것이며 여성의 인권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니? 아이는 여성 혼자 만드는 게 아니잖아. 그런데 나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것은 아이의 책임은 온전히 나의 몫이라는 걸로 간주가 되어 수많은 남성들이 도망갈 수 있게 해 주는 길을 만들어 주는 거야. 이게 과연 여성 인권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을까?

 

 

아이의 생명을 저버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히트앤드런(Hit&Run) 방지법'이 한국에 시행될 수 있게 같이 힘을 모으는 것은 어때? 이 법은 남성들이 아이를 만들고 양육에 책임을 다하도록 만들어 주는 법이야. 어때, 뭔가 괜찮아 보이지? 실제로도 제법 좋은 법이라고. 어떻게 하냐면 일단 아이의 아버지라는 것이 확인이 되면 양육비의 전체를 남성이 내게 된대. 그런데 직업이 없어서 돈을 못낸다고 하면 일단 국가에서 먼저 양육비를 대주고, 남성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대. 남성이 직업을 갖고 월급을 받게 되면 월급의 일부분을 다시 가져가는 법이야. 만약 돈도 안내고 도망치면 운전면허권을 빼앗는대. 다른 외국들은 땅이 넓어서 차가 없으면 어디 잘 돌아다니지 못하니까 말이야. 그런데도 도망치면 여권을 빼앗는대. 정부에서 이런 사람은 다른 나라로 가서 안 돌아올 경우가 크다고 확인하여 여권을 압수한다는 법이야. 어때 실질적으로 정말 필요한 법 아냐?

 

그리고 또 하나 더 있어. '비밀 출생법'이라는 거야. 아이들을 출생신고 하려면 부모의 이름이 꼭 필요한데 그래서 출생신고를 꺼려하는 분들이 계셔. 그런데 비밀 출생법이라는 건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때 부모의 이름이 없이도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는 거야! 정말 괜찮은 법 아냐? 낙태를 첫 번째로 권유하는 것보다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해 주면서 두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나는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낙태를 한 여성들에게 자신이 아이를 지웠다는 생각에서 잘 벗어나지 못한대. 의사들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부분에서는 정신적인 고통이 끊임없이 지속된다는 거야. 자신이 아이를 죽였다는 죄책감이 잊혀지지를 않는대. 또 낙태하는 것이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고 몸에 무리를 주고 트라우마까지 줘. 낙태를 권장하는 사람들은 이후에 수많은 여성들이 겪을 트라우마와 고통에 대해 알려고 하지도 않고 좋은 방법을 주지도 못하지. 그냥 너의 선택이니까 감당하라는 식의 제스쳐만 주는 거야. 혼자 겪고 일어서라고 말야.

 

낙태를 권유하는 것 보다는 이런 좋은 법들이 한국에서 속히 시행되게 하는 것이 여성에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 너에게 이렇게 편지 보낸다. 너의 마음이 하루 속히 돌아설 수 있도록.

 

2021년 8월 4일

- 너의 친구 에디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조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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