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업포라이프] (6) 임신은 새로운 우주를 9개월 간 책임지는 놀라운 여정

성산생명윤리연구소에서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Stand up for Life(스탠드업포라이프)' 강의를 진행하였고 총 13명의 프로라이프빌더(pro-life builder)와 3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습니다. 스탠드업포라이프 수강생들이 낙태에 찬성하는 프로초이스(pro-choice) 입장을 가진 '가상'의 친구에게 쓴 편지글을 더워드뉴스에서 9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여섯번째 순서로 조평세님의 편지입니다.

 

친구 나은(가명)에게

 

어제 저녁 너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밤새 뒤척이다가 이렇게 급히 쪽지를 보낸다. 우선 오늘 보건소 가는 계획을 멈추고 내 얘기를 들어줘. 그리고 오늘 우리 만나서 다른 상담을 받으러 가자. 내가 알아놓은 곳이 있어.

 

어제 넌 애써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했지만 하나도 괜찮지 않은 거 다 알아. 지난번처럼 혼자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애써 얼버무리지만, 지금도 나보다 훨씬 더 아파하며 울고 있는 거 잘 알아. 너의 '괜찮다'는 거짓말을 잘 알면서 '네 선택을 존중'한다는 무책임하고 성의 없는 말로 대충 헤어진 게 참 미안하고 부끄럽구나. 여성의 신체에 대한 스스로의 선택에, 남자친구도 아닌 내가 어떤 의견을 말하는 것이 주제 넘는 것이라고 아주 잘못 생각했어.

 

우선 네 임신은 분명 축하해야 할 일이야. 완전히 새로운 우주나 다름없는 한 생명이 무에서 유로 존재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리고 네가 그 우주를 약 9개월 간 책임지는 놀라운 여정을 선물 받았다는 것은 당연히 축하받아야 마땅한 일이지. 진심으로 축하해.

 

 

물론 너와 평생을 함께 할 남편과 준비된 여건 속에서 임신을 하게 되었다면 지금처럼 마음이 어렵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훨씬 더 요란스럽게 더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 줄 수 있었을테지. 하지만 그런 상황이나 조건과 상관없이, 네가 품고 있는 아이는 너와 나처럼 똑같은 위대하고 존엄하고 신비로운 생명임에 틀림없어. 그 위대한 생명의 가치는 주변 누군가의 상황이나 판단에 의해 바뀔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잖아. 또 그 생명은 다른 어떤 생명과 다를 바 없이 누군가에게 불편하거나 곤혹스럽다는 이유로 '지워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지. 너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지금 그토록 마음이 괴롭고 힘든거잖아.

 

아이를 지우는 것은 이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결코 아니야. 낙태는 난처해 보이는 지금의 상황을 잠깐 모면할 수 있을 듯 보이지만 그 자책감은 평생 갈거야. 또 약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 거짓말이야. 약물낙태도 몇 주 동안 심각한 고통이 따를 뿐 아니라 그마저도 실패율이 75%나 되서 결국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다음에 건강한 임신율과 출산율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아주 위험한 시술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그건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을 없애는 거잖아.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야. 더구나 하나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나중에 아이를 안으면 이런 생각을 잠시라도 했다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이었고 끔찍한 것이었는지 알게 될거야.

 

 

너무 힘들겠지만, 네 남자친구와도 이야기를 해야 해. 그 친구도 최소 절반의 책임이 있는 거니까. 관계를 끊는다 하더라도 사실관계는 분명히 하고 일정 수준 경제적인 지원을 마땅히 요구해야지. 필요하다면 나라도 중간 역할을 하도록 할게. 그리고 부모님께도 솔직히 말씀드리자. 당장은 실망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면 너무 힘들고 괴롭지만, 부모님도 이내 새 생명의 시작을 축하해주시고 지원해 주실거야.

 

날 밝으면 네 집 앞에서 전화할께. 꼭 받아줘. 그리고 괜찮다면 나은이랑 다른 친구와도 같이 만나서 더 얘기해보고 다 같이 초음파 확인하러 가자. 지금쯤이면 심장소리도 들을 수 있을거야! 내가 그런 보건소 말고 아주 좋은 곳 다 알아놨어. 이런 상황에서 건강한 임신관리와 출산을 위해 여러 지원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야. 그리고 저녁에는 우리 제대로 축하파티 열어야지!

 

너를 아끼고 사랑하는 네 친구 평세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조평세)

찬성 반대
찬성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